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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둑고양이가 왔다 간 날
    집사의 삶 2023. 11. 8. 21:33

     
    언니의 결혼식 이후
    부모님과 이모들 식구와 함께 지내고
    복귀한 월요일.
     
    하루만 안봐도 애틋한 겨울님과
    알콩달콩 인사하고
     
    부랴부랴 집 정리할 겸
    청소기를 켰다.
     
    한참 돌리는데
    바닥에 이질적으로 반짝거리는
    물체가 눈에 띄어서 가까이서
    보니 아니~~글쎄~~~
     
    이번 십일절에 구매한
    고양이 사료 파우치 조각이었다.
     
    로얄캐닌 할인중이라 착한 가격에 10kg 주문했다.
    평소 샀던 4kg는 주방 하부장에 넣을 수 있는데
    이번엔 용량이 커서 고양이 케이지 사이에 반이상
    숨겨 밀어 넣어놓은걸 어떻게 냄새맡고
    갈기갈기 찢어 놓은건지...
     


    버리면 너무 큰 손실이잖아..
    사료통에 한번에 들어갈 양만큼 소분해서
    담는데 자꾸 자꾸 열이 받았다.
     
    그 와중에 사료 냄새를 맡고
    천연덕스럽게 오는 문. 겨. 울.(빠직#)
     
    정말 오랜만에 
    "가~~~~~~~~!"라고 했다.
    "도둑고양이로는 고작 2개월 살아놓고"
    "집고양이로 2년이 다되가는데 왠 사료서리냐"
    "누가보면 굶기는 줄 알겠네"
    "급식기에서 따박따박 시간마다 사료 나오잖아"
     
    잔소리에 급 딴청피우면서 냉장고 밑에 있는 
    장난감을 발굴하며 놀다가
    내 눈빛을 보고 더 멀리 갔다.
     
    10kg 양이 정말 많아서
    소분하는데 오래 걸렸다.
     
    겨울이는 또 눈치없이 
    "먀-먀-옥 먀옥" 절규하듯
    화장실 앞에서 울길래
    "화장실 갈땐 조용히!" 랬더니
    조용히 모래 할퀴는 소리만 들렸다.
     
    소분이 다 끝나고 혹시몰라
    한번더 밀봉하고 하부장 속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사료 상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내년에 날이 더워지면
    어머니 저장고에 보관해야지.
     
    엄마와 이모들 찍은 사진을
    정리하러 책상 앞에 앉았더니
    쪼르르 와서 책상 위로 올라온 겨울
    미워서 몇번 내려가게 했더니
     
    창틀에서 "먀-옥"
    의자 뒤에서 "먀-옥"
     
    '휴우...그래...너가 무슨 죄가 있겠니..'
    '그리고 내 고막도 무슨 죄야..'

     



    다시  책상에 올라오길래
    쓰담쓰담 해주니 엉덩이를 치켜들며
    애교를 부려서 내친김에 장난감으로
    열심히 사냥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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