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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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주인님의 초상화 2023. 12. 26. 22:29
우리 집 뒤에는 감나무 농장이 있다. 그래서 고라니도 한 번씩 보이고 이름 모를 새들도 굉장히 많은데, 작년 겨울, 감이 상해서 집 뒤편에 두었더니 물까치들 파티가 벌어졌었다. 가을엔 사과 놓아도 안 먹고 썩히더니만.... 겨울에서 봄 사이에만 반짝! 파티를 열 수 있는 것이다~후후 안 그래도 안 먹었던 사과들이 많았는데 (죽어가는 사과라고나 할까..) 이게 바로 윈윈~! 시작된 사과🍎 파티🌈🕊 2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보는 살아 숨쉬는 물까치들이 사과를 콕콕 쪼아 먹는다. "겨울~ 사과 놓고 왔어~" "겨울아~ 새새새새~새새새새새새새"하면 쪼르르 와서 새가 달아날까 빼꼼하고 쳐다본다. 여기저기 날아오는 새들을 보고👀 두근두근 😺 불러도 구경하느라 바쁘시다..ㅎㅎ 어쩜 이리 귀여운지.. 겨울님은 새 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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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일 기념_ep.키다리 고양이주인님의 초상화 2023. 11. 29. 19:48
아가 때 예방접종 맞으러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몸무게를 쟀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건 당연하다 생각해서 의사 선생님이 성장선 그래프가 대각선 반듯한 것도 그러려니 했었다. 겨울이가 6개월령일 때 선생님이 "다리가 정말 길어요~"라고 말해서 알게 되었다. 필자(집사)는 어릴 적부터 단 한 번도 나이 때에 비해 키가 큰 적이 없었다. 지금도 요즘 아이들로 치면 초등학생 키다. 슬프게도.. 그래서 키가 큰 느낌이 어떤 건지 몰라 우리 겨울님이 쑥쑥 큰 것도 몰랐다.. 그냥 날씬하다~라고 생각했을 뿐.. 2살이 넘은 겨울은 근육질이기도 하고, 눈치가 빠른 민첩함, 길쭉한 다리 덕분에 이제는 아가때와 다르게 발톱 깎기도 이 닦기도 쉽지 않다. 안고 있을 때 뒷발로 차면 내 고개가 휙 돌아가버린다.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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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일 기념_ep.첫만남주인님의 초상화 2023. 11. 17. 23:08
겨울이를 처음 발견한건 남편 친구네 가게 안뜰에서 였다. 어미 고양이가 담 위에서 아기고양이를 밀어내고 유유히 갔다고 한다. 어미가 놓고 가자 급하게 울다가 낯선 생명체가 다가오자 황급하게 실외기 사이에 머리를 숨겨 숨어있었다고 했다. (아가의 지능이란..) 이미 일주일 전에도 새끼 한마리(가을이)를 어미가 놓고 간 터라 겨울이를 데려다 가게에서 캣박스에 넣어 먹이를 주며 케어했다. (가을이는 겨울이와 달리 몸 전체가 하얗고 검은 점박이에 서예붓 꼬리를 가진 개냥이과에 속하는 야옹이다) 일찍 버려진 가을이는 영양분이 부족해 털이 푸석하고 몸집이 작아 친구네가 열심히 먹이고 놀고 닦이고 케어해 나중에는 기운찬 아기냥이 되었다. (지금도 댕댕미 넘친다.) 반면, 겨울이는 윤기가 챠르르 흐르는 검은 털에 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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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일 기념_ep.찌질의 역사주인님의 초상화 2023. 11. 13. 12:00
땅콩을 제거하고 나면 호르몬의 영향이 아닌 원래 자기 성격이 나온다는데, 2살에 접어든 겨울님은 여전히 겁쟁이, 겁보, 찌질이 과에 속합니다. 아파트에 살 때는 복도식이라 사람들 걸어 다니는 소리에 예민해서 숨는다고 생각했는데, 변함없이 겁쟁이로 살고 있습니다. 예시1) 아침에 출근준비로 부산스레 움직이다 마주치면 갑자기 '꼬리 펑'을 하고 정말 '후다닥- (효과음 아닌 소리)-'하며 톰과 제리에서 발에 모터 달린 것 마냥 도망칩니다. 지인 말로는 상상놀이에 빠져서 그런 것 아니냐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한 게 침실로 도망쳐서 침대밑에 캣터널에 들어갈 듯 하지만 안 들어가고 쳐다봅니다. 집사는 어이없어서 "안 잡아 혼자 안전하게 있어요~" 하고 방문을 닫아버립니다.(미닫이라 겨울이가 열고 다닙니다.)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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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일 기념_ep.떡잎부터 다른 유전자주인님의 초상화 2023. 11. 12. 20:16
겨울이가 우리집에 온지 한-두달 정도 되었을 때의 일이다. (겨울이는 생후 3-4개월의 아기냥 이었다.) 당시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남편이 만든 벙커형 침대에서 생활하느라 아기 고양이에겐 높아서 안전하지 않단 생각에 낮에만 계단을 개방하고 밤에는 상으로 막아 아래에서 자게했었다. 그 날은 남편이 모임을 가서 겨울이와 둘이서 잠을 자야하는 날 밤이었는데 함께 침대에서 놀다가 시간이 늦어서 마지막 밥을 주고 아래로 내려 보냈다. 잠이 안와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아래에서 "먀-앙- 먀-앙-" 운다. 같이 자고 싶다는 소린가 싶어, '조용히 있으면 자는 줄 알고 포기 하겠지?' 가만히 핸드폰 안하고 자는척 해봤다. 갑자기 '타다닥-' '텅-!' '쿵' 소리가 나길래 놀라서 뭔가 싶어서 봤더니 1미터 넘는 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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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주인님과 함께주인님의 초상화 2023. 10. 28. 19:39
가장 사랑스러운 장면은 사진에 담을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오늘 아침에 골골골 노래를 부르며 이불속에 들어와 함께 잠을 잤는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어요. 집사의 잠을 확~ 깨게 만드는 마성의 골골송. 차가운 바람이 솔솔 불지만 햇볕이 너무 좋아 온도가 딱 좋은 가을날씨 였던 오늘. 햇볕이 뜨거운 느낌이 드는 정오의 겨울님 수납장이 열리면 내부를 열심히 관찰하십니다. 집 밖에 동산이 점점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어요. 집에 들어온 파리를 한마리 잡았습니다. 이불 굴을 만들어 놓으면 졸릴때 쏙 들어갑니다. 코코낸내 준비를 하는 겨울님.